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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꿈이 무엇인가 묻는 이들에게.

by 홍도사 2016. 9. 16.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 '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하곤 합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풍토 때문일까요? 아니면 아직까지도 아른거리는 박정희식 개발의 환상 때문일까요?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고유한 인간의 삶조차도 목표와 성취, 달성 이런 것들로 치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교회에서도 이런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모셔다놓고 간증을 듣습니다. 물론 예수를 믿고, 그를 주로 고백하며, 그를 따라 살면서 성공한다는 것은 참으로 멋있는 일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에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정의, 그 자체가 실현된다는 말입니다. 더 나아가서 내 자신이 잃어버렸던 내 자리로 돌아온다는 얘기죠. 성품도, 정신도, 마음도. 그런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은혜 아래에서, 성공까지 했다면 얼마나 복된 일일까요. 하지만 문제는 모든 이들이 성공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실패하는 이들도 제법 많다는데 있죠. 어쩌면 성공과 실패의 영역은, 예수 믿음과 믿지 않음의 영역과는 전혀 다른 영역입니다.


하지만 교회에서 모셔오는 강사들의 성공이 담긴 간증은, 우리에게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 '성공'과 '예수 믿음'을 연결짓고, '예수 (올바로) 믿지 않음'과 '실패'를 연결짓게 만들죠. 하지만 분명히 그것들은 잘못된 일입니다!


성경은 인간의 일상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고 있을까요? 


제가 구약성경을 탐독한 바에 의하면 구약성경은 인간은 고난을 겪지만 그 이유을 알지도 못하고, 알 능력도 없는 존재(욥기)로 묘사합니다. 또한 많은 것을 얻고자 아등바등거리지만 결국 얻은 것은 하나도 없는 헛된 존재(전도서)로 묘사합니다. 더군다나 에덴을 벗어난 인류는 영생을 구하지만 영생은 고작 자손의 번성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노동과 출산의 고통을 겪는, 더 나아가 수고한만큼 소득이 없는 존재(창세기)로 묘사합니다. 


정리하면 인생은 그 자체로 고달프다는겁니다.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예수를 믿던 안믿던, 인생은 고달픕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애쓴만큼 얻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며, 인간에게 허락된 것은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네 인간의 인생이란, 그런 한정된 공간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성경은 우리에게 신비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며, 많은 것들을 성취하기보다는 오히려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들과 우정과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라고 요구합니다. 그리고는 그 안에서 인간의 참된 모습을 직시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그 안에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동행하는 삶을 살라고 요구합니다.


우리에게 꿈은 무엇일까요? 비전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그것은 허락되지 않은 허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힘껏 달려가면 그것을 얻기야하겠지만, 얻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간이 갖고 있는 존재적 '허무'에 빠져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우리 인간에게 허락된 단 하나의 '복'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태고적 에덴으로 돌아가는 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것은 참으로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것이며, 그것은 참으로 하나님을 경외하고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죠. 신약적으로 말하면 성령으로 말미암아 충만한 가운데서, 주 예수와 동행하며, 거룩한 몸된 교회를 일궈가며 사는 삶입니다.


너무 나이브한 지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명한 것은 다른 어떤 것들, 이를테면 우리가 성취해야 할 것들이랄까요? 아니면 우리가 꿈꾸고 있는 것들이랄까요? 그런 것들은 생각보다 주변가지에 불과한 것이란 사실입니다. 그런 것들은 성취해도 그만이고, 성취하지 않아도 별 상관없는 것들일 가능성이 매우 많습니다. 또한 그것이 참된 인간의 목적이 될수는 없는 것이구요. 


단 한 마디의 성경구절을 인용하며 본 글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요한복음 17:3)


영생, 이른바 질적으로 (세상과는) 전혀 다른 삶이 우리 인간의 유일한 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의 꿈은 어떤 (특정한) 목적을 성취하는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꿈은 영원전부터 하나님이 꿈꿔왔던 인간의 이상으로의 회귀입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며, 그로 말미암아 참된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며, 동행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 내게 맡겨진 사람들과 사랑하며 함께 사는 삶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목적이며, 유일한 꿈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