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준이 쓴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 서평>
나는 성인이 된 이후 여러 요인으로 본가가 있는 포항을 떠나 평택, 인천, 서울, 창원, 부산을 전전했었다. 당연히 그 동안 짧게 또는 길게 10여 곳이 넘는 교회를 경험했고 정식적인 새가족 교육만 7번을 수료했다. 하지만 현재 본적만 7곳을 둔 내가 '내 교회' 혹은 '우리 교회'라고 부르는 교회는 사실상 몇 없다.
그렇게 어디서나 '객'이었던, 그리고 잠언의 세계로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 인생을 살아왔으며 여전히 내 삶을 재구성 해내지 못하고 있었던 나는 내 인생을 설명해주지 못하는 교회의 시스템, 공적 가르침과 설교와 그런 나를 전혀 이해해 주지 않고 되려 배척했던 사람들 그리고 다른 여러 요소들에 의해 상처를 받게 되었고 제도적 교회, 가시적 교회에 대한 일정 수준의 환멸을 느껴 교회를 떠나 본 적도, 알면서도 이단 교회로 들어가 봤던 적도 있다. 거기에 더해 비록 많이 살아온 건 아니지만 여러 일을 겪어냈던 인생으로 지쳐버렸고 그래서 더 복음과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수 그리스도가 세우신 거룩한 공교회에 대한 갈증이 커져갔지 않았나 한다.
자연히 예배, 기도, 찬양과 같은 전례들과 수련회, 기도회 같은 행사들에 흥미를 잃었지만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 즉, 내 삶이 변화되고 그것을 넘어 바뀐 삶으로 다른 것들을 변화시켜가는 것들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본질적 예배인 삶의 예배를 구현하기 위해 제도적 교회에서 예배라는 전례를 행하는 것이지 제도적 교회에서 예배라는 전례를 행하기 위해 내 삶(시간)을 쓰는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을 위해 예배가 존재하는 것이지, 예배를 위해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의 저자이신 홍동우 목사님이 책에 담고 싶어하신 메시지인 "교회란 사람이다." 와 같은 결의 생각을 품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런 고민들이 시작된지 몇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행착오들을 겪고 있고, 구체적이고 정답에 가까운 방법들은 도출해내지 못한 상황에서 홍동우 목사님의 저서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의 출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평소 홍동우 목사님의 글빨과 말빨, 그리고 탁월하신 성서해석학적 부분들을 잘 알고 있었고, 1챕터에서 다룰 등장인물이 나를 모티브로 한다는 이야기도 책에 대한 흥미를 더 올려주었다.
나는 종종 "교회에 사람 만나러 다닌다."라고 말한다. 단순히 사람 만나 희희덕 거리고 끼리끼리 마음 잘 맞는 사람들끼리 친목질 하는 그런 1차원 적인 생각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듣고 더불어 내 인생도 나누며 내가, 우리가 종교인 아닌 신앙인으로써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이 즐거웠고, 도전이 됬고, 그렇게 얘기 나눈데로 살아가게끔 노력하게 됬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이 만든 체계로써의 예배를 넘어 예수께서 명령하신 삶의 예배를 드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나름의 생각들을 쌓아갈 수 있었다.
아직도 나는 교회를 싫어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나는 여전히 교회를 사랑한다.
세상의 대안이자 사랑의 공동체라고 하지만 소외와 차별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방조하는 교회를 싫어한다. 그것이 마치 진리인냥 특정 교단의 신학을 공적 가르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모든 성도를 끼워 맞춰 획일화 시키려는 교회를 싫어한다. 다양성이 결여되고 이해와 존중이 부족한 교회를 싫어한다. 서로의 삶의 맥락을 품어주지 못하고 단편적인 부분들로 서로를 재단하고 판단하는 교회를 싫어한다. 그래서 더는 그런 교회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하지만 앞서서 언급한 '사람들' 때문에 희망을 발견한다. 자신이 겪은 인생을 재구성해 만들어진 이야기들로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사람들, 찾아오신 복음과 같이 스스로를 낮추고 서로의 이야기들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사람'으로써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자기가 속해 있는 세상에서 살아내며 그 가운데에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려 발버둥 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기에, 그런 사람들과 함께 같은 꿈을 꾸는 것이 소름 돋을 정도로 벅차고 행복하기에 여전히 교회를 싫어하면서도 나는 교회를 사랑한다. 정확히는 예수로 부터 교회로써 부름 받은 교회 그 자체인 '사람들'을 사랑한다. 개개인의 '이야기'와 그것을 서로 나누는 '사람들'로 이뤄진 '교회'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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