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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문/고난주간 새벽기도 설교문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 : 월요일

by 홍도사 2022. 4. 12.

마가복음 11:11-19
 
11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이르러 성전에 들어가사 모든 것을 둘러 보시고 때가 이미 저물매 열두 제자를 데리시고 베다니에 나가시니라
12 이튿날 그들이 베다니에서 나왔을 때에 예수께서 시장하신지라
13 멀리서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더니 가서 보신즉 잎사귀 외에 아무 것도 없더라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14 예수께서 나무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이를 듣더라
15 그들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며
16 아무나 물건을 가지고 성전 안으로 지나다님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17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하시매
18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 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함일러라
19 그리고 날이 저물매 그들이 성 밖으로 나가더라
 
 
예수님께서는 어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입성에는 크게 두 가지의 이미지가 겹쳐져있습니다.
하나는 <승리한 메시아로의 행진, 이른바 개선장군으로의 행진>입니다. 보통 전쟁에서 승리한 장수들은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자신의 군대를 끌고 퍼레이드를 펼쳤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통해 승리하실 것입니다. 그따라서 그는 제자들을 끌고 예루살렘 성문을 입성하며 일종의 퍼레이드를 펼쳤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예루살렘 백성들은 그를 환호하며 영접하지 않았지만, 이는 다들 나와서 예수님을 영접해야한다는 메시지를 함의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귀환>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바벨론에서 의해서 짓밟힐 무렵에 하나님은 예루살렘 성전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우여곡절을 거쳐 스룹바벨 성전이 재건됩니다. 또한 헤롯에 의해 성전이 리모델링 됩니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성전이었습니다. 제사장들도 현업에 복귀합니다. 사람들의 제사가 드려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은 아직 <미완성> 상태라고 여겼습니다. 왜냐하면 예루살렘 성전 파괴 당시에 떠났던 하나님께서 돌아오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있습니다. 성전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성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인간과 하나님이 만나는 장소입니다.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장소입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여기까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전이 하는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성전에 하나님께서 좌정셨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보증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달리 말하면 여전히 하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 돌아오시지 않았다는 팽배한 정서는, 그들이 온전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따라서 세례 요한과 같은 선지자들은 여전히 <회개하라>고 외쳤습니다. 성전도 재건되었지만, 제사장도 일을 하고 있지만, 하나님께 예배도 드려지고 있지만, 아직 하나님께서 돌아오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자신의 백성으로 공인해줄만큼의 확신은 그들에게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넘어갑시다. 예수님이 성전으로 입성하실 때에 그가 <하나님>으로 귀환하신 장면이라면 이후에 펼쳐진 장면은 무엇일까요? 다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공인되는 장면입니다. 마치 모세의 성막에 여호와의 쉐카이나 임재가 머물렀던 것처럼, 마치 솔로몬의 성전의 하나님의 임재가 머물렀던 것처럼, 영광과 능력이 입증될 것이며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광경을 목도하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바벨론에게 함락당한 이후 이스라엘이 온전히 회개하여 하나님의 백성다운 모습으로 회복했다는 선언일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으로 귀환하셨지만, 이스라엘의 온전한 회개로 말미암아 그들을 다시끔 <백성>삼아 주시기위해 귀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하나님>으로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셔서 엉망진창인 현실을 뿌리뽑고 <하나님의 백성>의 의미를 새롭게 바꿔버리기 위해, 말 그대로 엉망진창인 현실을 고치기 위해 들어오셨습니다. 즉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은 <하나님의 귀환>이었지만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귀환이라기보다는, 엉망진창인 당신의 백성들을 징계하시러 찾아오시는 재판관으로의 귀환이었습니다.
월요일 아침 예수님께서는 (13절) 무화과나무에서 잎사귀 외에는 열매가 열리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시장하신대 무화과나무에는 열매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를 본문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고 말입니다. 추정하기로는 예수님께서 입성하신 마지막 주간은 3월 말 경입니다. 먹을 수 있는 무화과나무는 보통 4-5월 경은 되어야 열립니다. 아직 이른 시기입니다. 하지만 또 엄밀히 따져보면 먹을 수 없는 맛이라곤 하지만 무화과열매 정도는 3월에 열립니다. 하지만 무화과나무에는 열매조차 없고 잎사귀만 무성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우리는 오늘 이야기를 읽을 때에 예수님의 성격이 보통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배가 고파서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찾았더니, 열매가 없음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열매를 먹지못할 것”이라고 저주한 것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 이야기에는 하나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이어지는 본문을 살펴봐야 합니다. 시장하던 차에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찾지 못했던 예수님의 이야기와, 꼭 닮은 이야기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셨는데, 성전에서 예수님이 발견한 것은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성전에서의 매매를 말하는 것이지 않습니다. 대제사장 가문과 결탁한 장사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예루살렘 성전에서 드려지는 모든 제의에는 <정결한 제물>이 필요합니다. 이는 하나님에 대한 기본 예의입니다. 하지만 당시 성전 제사장 가문들은 <정결한 제물>을 핑계로 자신이 허가한 장사치들에게 구매한 동물만 받아주었습니다. 한 마디로 일종의 <성전 카르텔>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바치는 비둘기의 가격의 적정수준은 1데나리온입니다. 하지만 당시 유대인들의 자료를 보면 25데나리온까지 치솟은 경우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록은 어마어마한 분노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그만큼 제사장 가문과 상인들의 결탁이 어마어마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에 입성하시고는 (17절) <만민이 기도하는 집>, 이른바 누구든지 와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집을 한낱 <강도의 소굴> 이른바 제사장 가문이 백성들에게 돈을 뜯어내는 곳으로 전락시킨 것에 대해 분노를 표하십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이를 무화과나무 이야기와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찾으려 했지만 열매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은 성전에서 선한 모습을 찾으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성경에서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으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만나는 <성전체제>를 점검하러 오셨습니다. 하지만 <성전체제>가 완전히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강도의 소굴>로 전락한 상태였습니다.
예수님은 무화과나무를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기 못하리라!”
또한 예루살렘의 성전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여기서 하나님께 나아가지 못하리라!”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방문하신 후, 성전이 효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성전을 폐쇄해버렸습니다. 그리고 3-40년이 지난 이후 이 성전은 마치 예수님의 예언처럼 로마군인에게 함락되며 폐허로 전락합니다. 하지만 폐허로 전락되기 전에, 하나님이 아닌 제사장가문의 이익만을 위해 존재했던 예루살렘 성전은, 사실상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린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오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성전은 하나님과 인간이 만나는 장소입니다. 뿐만 아니라 성전은 하나님의 백성이, 스스로 하나님의 백성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성전은 당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인간과 하나님이 만날 수 없었고,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후일에 부활하신 이후, 예수님이야말로 <참된 성전>이라 고백하기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예수님이 직접 성전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 우리가 드디어 하나님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 우리가 드디어 하나님의 백성임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과 같습니다.
고난주간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깊이 생각해봅시다.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심으로, 예수님은 친히 성전이 되어주셨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안에 하나님의 쉐카이나 임재, 성령이 거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깊이 기억하고 감사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