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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공부/신약

역사적 예수 탐구를 하려는 벗들을 위하여.

by 홍도사 2016. 9. 16.


뭐여? 예수 얼굴 복원하면 이렇게 생긴겨? #역사적예수의충격



들어가면서.


역사적 예수. 참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예수의 참된 모습을 찾고자하는 마음이야 아마 그리스도교 신자들 대부분이, 더 나아가서 유대-기독교를 인류의 소중한 유산으로 삼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음일 것입니다. 특히 요근래에는 <젤롯>과 같은 책들이 출간되면서 역사적 예수가 (우리가 말하는 기독교의 예수가 아닌) 혁명자요, 해방자였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사적 예수'를 탐구하기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역사적 예수'를 찾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긴 논의가 필요하기에 다음 기회에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복음서 자체가 역사적 예수의 파편적인 지식들을 나열할 수는 있을지라도, 그것들을 바탕으로 역사적 예수를 재구성해내는 작업은 결국 실증적인 '예수상'을 발굴해내는 작업이라기보다는, 오늘날 현실에 맞게 역사적 예수를 재구성하는 작업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슈바이처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물론 그것 자체도 유효하다면 유효한 것이겠죠.


따라서 '역사적 예수'에 대해 공부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자세는 실증적인 역사적 예수를 발굴하겠다는 자세들보다는,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져내려오는 예수에 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지금, 나에게 와닿는) 예수를 재구성해내고자하는 자세, 그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말검'이라고 할까요?



흔히들 추천되는 책.


일반적으로 역사적 예수를 탐구하고자 하면 추천되는 두 권의 책이 있습니다.


역사적 예수 - 10점
게르트 타이센 지음, 손성현 옮김/다산글방






타이센의 <역사적 예수>는 역사적 예수를 개관하는데 아주 탁월한 입문서로 알려져있고, 라이트의 역사적 예수 연구서인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는 라이트가 평가한 역사적 예수 연구의 전사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매우 탁월합니다.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 - 10점
N.T.라이트 지음, 박문재 옮김/크리스천다이제스트(크리스챤다이제스트)






하지만 모든 입문은 이런 연구서로 하지 않죠. 이런 연구서는 역사적 예수에 대해서 논문을 쓰거나, 학술적 글을 쓸 때 필요한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아주 좋은 책이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역사적 예수 자체에 대해서 질리게 하는 면면이 약간 있더라구요.



흥미를 붙여주는 책.


입문을 할 때는 조금 재미있는, 흥미를 돋울만한 책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책이죠.


예수 - 10점
존 도미닉 크로산 지음, 김기철 옮김/한국기독교연구소






크로산은 아주 발칙합니다. 정말 발칙한 저자죠. (정통 보수주의 개신교의 입장에서는) 특히나 역사적 예수를 연구함에 있어서 자료를 선정하는데요. 이 지점부터 아주 논란이 가득합니다. (모든 학자가 그렇듯이 자료선정 자체가 자의적이란 평가를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그의 역사적 예수는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만한 충격적인 데이터들을 갖고 나옵니다. 아주 매력적인 혁명가로의 예수를 그려냅니다. 또한 그동안 기독교 교리의 틀에 쌓여 한껏 신화화 되어있는 예수의 흔적들을 밝혀내는데는 가히 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보다 조금 더 보수적이지만, 또 그만큼 흥미있는 서술을 읽어보려면 아까 등장했던 타이센의 다음 저술을 읽어보시는게 좋습니다. 


갈릴래아 사람의 그림자 - 10점
게르트 타이쎈 지음, 차봉희 옮김/한국신학연구소






타이센은 유대인 청년인 예수를 한 편의 소설로 그려냅니다. 물론 fiction이라기보다는 faction에 가깝다고 봐야겠죠. 간혹 달려있는 각주를 참조하다보면 타이센이 예수의 그림을 그려내는데 있어서 꽤나 고민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은 본 책은 저도 다 읽어보지는 않았는데요. 다들 재미있다며 추켜세우는 책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책을 중심으로 역사적 예수 자체에 흥미를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개관이다.


나름 역사적 예수 연구 자체에 흥미를 돋궜다면 이제는 다음으로 넘어갈 차례입니다. 역사적 예수의 연구사를 살펴볼 차례인데요. 바로 앞의 두 권으로 가셔서 읽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집중력과 독서력이 되지 않는다면 다음의 책을 추천합니다. 


역사적 예수 논쟁 - 10점
로버트 M. 프라이스 외 지음, 손혜숙 옮김/새물결플러스






본 책은 신화론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로버트 프라이스에서부터 전통에 가까운 제임스 던과 루크 티모디 존슨, 그리고 약간은 발칙하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온건하게 보이는 글을 작성한) 도미닉 크로산, 그리고 예수가 성경의 기록과 동일하다는 이야기만 하다가 끝을 내버리는 대럴복의 기고문과 각자에 대한 반박문, 그리고 재반박문으로 구성된 책입니다. 


제임스 베일비와 폴 로즈 에디가 편집했다고 나오는데요. 각 저자의 기고문에 들어가기전 70페이지 정도의 역사적 예수 연구사만 살펴보더라도 나름의 역사적 예수 연구에 대한 나름의 예비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역사적 예수 연구 자체에 흥미가 있는 상태라면 본 책부터 시작하셔도 참 좋습니다.


예수에 대한 다양한 이해 - 10점
마크 앨런 파월 지음, 최재덕 외 옮김/대한기독교서회






그리고 이와 비슷한 컨셉 아닌 컨셉으로 출간된 책이 마크 알랜 포월이 쓴 <예수에 대한 다양한 이해>입니다. 그는 복음주의 신약학자인데요. 나름의 깔끔하고 (이건 제 인상이지만)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은 일관된 관점의 책들을 써내는 학자입니다. (그의 개론서를 본 저의 인상입니다.) 앞의 책이 각 기고자의 기고를 받았다면, 본 책은 권위있는 학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써내려간 책입니다. (당연히 연구자의 시각이 반영되어 있겠죠?) 그는 (흔히들 논란이 되는) 예수 세미나 뿐만 아니라 크로산, 보그, 샌더스, 마이어, 라이트를 각각 챕터를 할애해서 다룹니다. 뿐만 아니라 등장되지 않은 학자도 한 챕터에서 짤막하게 개관을 시도하는데요. 아직 한국에 번역되거나 소개되지 않은 학자들이 어떻게 예수 연구를 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권의 책이 서로 상호보완 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권은 각양각색의 기고자가 말하는 원 그대로의 예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반면, 한 권은 나름의 권위있는 학자에 의해서 그들을 줄세우기 하니까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앞의 책을 먼저 읽고, 더 궁금해지는 경우에는 뒤의 책을 읽어서 보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뒤의 책에는 자료 판별이나 자료 선정에 관한 지식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역사적 예수 연구 동향 - 10점
데이비드 가울러 지음/기독교문서선교회(CLC)






또 다른 책들을 소개하자면 다음은 이 책입니다. 역사적 예수 연구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앞의 연구서들을 보고도 연구의 역사가 잘 잡히지 않는다면 본 책을 참고하면 됩니다. 참고로 CLC의 최근 연구동향 시리즈는 참 좋습니다. 직접적으로 연구하진 않더라도 전체적인 동향을 파악해두면 다음에 연구에 들어갈 때, 혹은 관심이 있을 때 큰 도움이 되니까요. 또 하나의 책을 소개해야 한다면 하워드 마샬의 <역사적 예수>입니다. 아주 짤막하게 역사적 예수 연구의 성과들을 평가하며 자신의 견해를 펼칩니다. 개인적으로 역사적 예수 연구에 의해 신앙을 잃어버릴 위기에 왔다면 본 책이 나름의 해독제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작고 단단한 디딤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역사적 예수 - 10점
하워드 마샬 지음, 김경민 옮김/성서유니온선교회



역사적 예수를 너머 복음서의 예수를 향해.


나름 간단하게 역사적 예수에 대한 입문서들을 나열해보았는데요. 다른 책들도 있습니다. 마커스 보그와 톰 라이트가 서로의 입장에서 입장을 주고 받으며 만들어진 <예수의 의미>라는 책도 참 좋습니다. 또한 절판되었지만 마커스 보그의 <미팅 지저스>란 책도 역사적 예수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알려집니다. 톰 라이트의 <예수의 도전>이나 혹은 <하나님은 어떻게 왕이 되셨는가>에서는 전통적 관점에서 그리 다르지 않는 예수를 구약적 배경에서 잘 살려내어 줍니다. 참 좋은 책들이죠. 한 걸음 더 나아가자면 (지금은 절판된) 루크 티모디 존슨의 <누가 예수를 부인하는가>란 책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역사적 예수 연구서들을 살펴보면서 복음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슈바이처가 말했듯이 어차피 역사적 예수 연구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의 구원자를 재형성해주는 역할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또 한걸음 더 나아가서 결국 역사적 예수 읽기는, 복음서 읽기의 변종에 지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불트만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복음서에서 역사적 예수의 full-story는 찾을 수 없다고, (이건 그의 제자들이 말했는지, 불트만도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다만 그 안에서 예수의 역사적 흔적 만큼은 찾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저는 그렇게 역사적 예수를 살펴보다가 이제는 복음서에 도달해있습니다. 그리고 복음서의 각양각색의 자리, 그리고 그 안에서 (그들도 나름대로 재구성한) 예수를 살펴보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더 나아가 정말 중요한 것은 그들 고유의 '신앙'이란 생각까지 나아왔습니다. 훗날 시간이 되면 복음서 공부에 필요한 책들도 한 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