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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미와 아직 그 사이 어디엔가 하나님 나라. 한때 가슴 뛰던 주제였다. 신약성경의 핵심은 결국 하나님 나라라면서 모든 설교를 하나님 나라로 귀결시켰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곧잘 시들해졌다. 성경을 읽고 공부할수록 내가 외치던 나라는 하나님 나라가 아닌 내 나라였다는 사실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하나님 나라보다는 하나님 통치라는 단어를 쓰곤 했다. 좀 더 역동적이고 좀 더 혁명적이며 좀 더 간헐적인 하나님 나라의 특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대체어가 아닐까 생각했다. “회개하라! 하나님 통치가 가까웠느니라!“ 조엘 B. 그린은 종말론에 매몰되어 있어 비웃음이 되는 부류들을 언급하며 글을 시작한다. 적어도 그들의 태도만큼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잃어버린 태도가 아닐까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리고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보수적/진보적 .. 2022. 1. 21.
[서평]권력을 선용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앤디 크라우치, 김명윤 역, IVP. 20대 후반 처음 전도사가 되었던 날이 떠오릅니다. 연세가 일흔도 넘은 은퇴권사님께서 저에게 허리를 숙이며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손자 잘 부탁합니다, 전도사님.” 아직 사역을 시작하기도 전에 받은 예의 넘치는 어르신의 인사는 가 가진 에 대해 새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날동안 다수 목회자의 권력에 분노하고 비판했지만, 이제는 저 또한 그들과 유사한 권력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그때 비로소 알게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에 무척 비범하고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새삼 생각해보면 목사인 저 또한 을 지니고 있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각자 직장 내의 위계 안에서 을 가지고 있으며, 가정 안에서도 부모라는 이.. 2022. 1. 19.
[서평]성서 텍스트의 민낯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 필리스 트리블, 김지호 역, 도서출판100 필리스 트리블의 는 성서를 해설해주는 책인 동시에 페미니즘의 시각을 보여주는 (무려 1984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오늘날처럼 반-페미니즘 광풍이 떠들썩한 시점에 은 너무 고루해보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본 책은 1984년 한창 여성인권신장이 필요한 시기에 기록되었던 옛날 페미니스트들의 성서읽기 책처럼 치부될 가능성도 다분합니다. 하지만 본 책은 책 제목 그대로 가 담고 있는 를 차근차근 해설하며 펼쳐보여주는 책입니다. 특별히 저는 네 개의 챕터 중에서 을 다룬 첫 번째 챕터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에 근거해 성서 텍스트를 해설하고 의 메시지를 뽑아내는 방식을 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텍스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을 직면하는 여정 속으로 독자들을 초청합니다. .. 2022. 1. 19.
바울은 행위구원을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바울은 행위구원을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루터의 바울해석에 근거하여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진영은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를 고 읽어왔습니다. 복음서에 등장하는 바리새인에 대한 예수님의 비판도 동일하게 고 읽어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바리새인들과 갈라디아서에 나오는 거짓교사들의 정체는 고 주장하는 이들이며, 예수님의 복음 메시지의 핵심은 라고 생각했습니다. 흔히 강단에서 외치는 의 뜻이 바로 그러한 내용입니다. 숭실대의 권연경 교수는 이 문제를 갖고 이렇게 정리한 기억이 납니다. “만약 누군가가 행함으로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율법의 준칙들을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 살았다면 그 삶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한 번 상상을 해보십시오. 내 앞에 있는 이를 실제 용서하지 못하면 구원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이웃.. 2021.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