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29

마가복음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 마가복음은 총 16장의 복음서입니다. 대다수의 학자는 최초의 복음서라는 것에 동의를 합니다. 마가라는 사람은 왜 굳이 복음서를 썼을까요? 먼저 그는 이미 알고 있는 다수의 자료를 인용하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말이든 글이든)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 가르침 이야기, 수난 이야기 등이 떠돌아다녔을 가능성이 높아요. 마가는 이를 자신의 방식에 근거하여 통합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들어왔던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된 방식으로 예수님의 이야기를 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아마 크게 두 가지의 원인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는 예루살렘 파괴 사건입니다. 로마제국과 유대민족의 혁명군 사이의 커다란 전쟁이 일어납니다. 성전은 초토화가 됩니다. 이전까지 그리스도.. 2021. 9. 14.
기독교 네러티브 간략 정리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는 유명합니다. 매번 개봉되는 영화마다 흥행입니다. 캐릭터에 대한 열광도 뜨겁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블 스튜디오 영화의 강점은 ‘네러티브’에 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개봉하는 영화는 공통의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새롭게 개봉될 영화는 기존의 스토리 위에서 진행됩니다. 영화들이 개봉될때마다, 시간이 흐를 때마다, 마블스튜디오의 네러티브는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그 과정에서 팬들에게 주는 장엄함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 [성경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의 시작은 (아마도) 아브라함 가정에서 구전되던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이삭이 야곱에게 들려주던 조상들의 이야기. 이집트에 끌려간 아브라함의 자손들은 모세의 지도 아래에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탈출과 함께 그들의 .. 2021. 3. 28.
[서평]옛 교회의 전통을 따라 복음서를 읽는 방법. 신약성경을 통독하려고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을 따라 읽다보면 반복적인 이야기가 재등장한다. 또한 교회에서 곧잘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면 각각의 복음서의 묘사가 서로 섞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왜 예수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를 네 권의 복음서로 기록하고 있을까? 신학을 공부한 설교자의 입장에서도 고민은 이어진다. 각각의 복음서는 비슷한 사건을 서로 다르게 배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난 이야기로 넘어가면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가 비슷한 순서로 전개된다. 설교자 입장에서도 복음서 본문은 난점 투성이다. 서로 비슷한 복음서인 마태, 마가, 누가에 대한 문제를 학계에서는 '공관복음서 문제'라고 일컫는다. '마가우선설'과 'Q자료 가설'이 대세다. 마가복음이 애초에 있었고 마태와 누가는 '예수의 어록(가.. 2020. 11. 21.
[서평]교회를 교회되게, 예배를 예배되게. 형, 복음을 전하려면 교회가 있어야 하잖아요. 어느 날 사역에 지쳐있던 한 전도사 친구가 말했다. ‘형, 복음을 전하려면 교회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교회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복음을 제대로 전할 수가 없어요.’ 무릎을 탁 치는 말이다. 신학교의 현장과 교회의 현장 사이에서 매번 고민하고 씨름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교회’다. 성경을 읽다보면 교회를 만난다. 신학을 배우면서도 교회를 만난다. 하지만 내가 진정 복음을 선포해야하는 교회, 내가 힘쓰며 분투해야하는 교회, 그 교회는 이전에 만났던 (성경 안에서와, 신학교 안에서의) 교회와는 다르다. (성경에 기록된) 교회가 없는 세상. 거칠게 말하자면 ‘교회를 잃어버린 세상’ 속에서 우리의 복음이해는, 하나님 나라 이해는 얄팍할 수밖에 없다. 또 .. 2020. 9. 20.
[서평]한 그리스도인의 페미니즘 읽기. 독특한 책이다. 이 책은 목사 사모이자, 번역가이자, 학자이자, 무엇보다도 ‘순례자’요 ‘제자’로 스스로를 규정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 양혜원의 제자가 되어가는 순례과정에 대한 내용이다. 이런 부제를 붙이고 싶어졌다. ‘한 그리스도인의 페미니즘 읽기’ 저자는 종교와 페미니즘(1장), 이슬람 페미니즘(2장), 유교적 페미니즘(3장)을 차근차근 소개해나가면서 페미니즘은 끝내 모든 여성을 포괄하지는 못한다는 사실과, 더 나아가 페미니즘이 진단하는 사회의 원흉인 가부장제와 그 해결방안이 지구상의 모든 특정 개인 여성에게 해방을 가져다주진 않는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페미니스트가 아닌 복음주의 개신교인으로 남아서 마지막 논지(4장)을 전개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페미니스트’의 정체성을 선택하.. 2020. 9. 3.
[서평]전능하고 선하신 하나님은 왜 고난을 허락하시는가? *본 글은 에 대한 짧은 서평입니다. 다만 의 내용으로 논지를 보강하면 좋다고 생각하여 그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했습니다. 철학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즉 성경의 하나님이야말로 자신의 하나님이심을 고백했던 블레즈 파스칼의 일화는 유명하다. 정말 철학자의 하나님과 성경의 하나님은 다를까? 과연 무엇이 다를까? 일반적으로 우리는 하나님을 생각할 때에, 일단 성경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를 덮어둔채로, 모든 만물의 근원이시며, 무소부재하시며, 전지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떠올리게 된다. 모든 만물이 그로부터 났고, 모든 만물이 그로 마치게 될 것이며, 그가 온 세상을 통치한다고 고백하는 여러 성경의 구절들도 떠올린다. 하지만 정말 성경은 하나님을 그 모습 그대로 묘사하고 있을까? 박.. 2020. 8. 7.
요셉의 이야기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설교의 중심인물로 요셉이 등장할 때면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성경이 그려내고 있는 요셉보다는 우리가 꿈꾸고 있는 인물이 요셉으로 둔갑하여 설교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설교자도, 설교를 듣는 회중도 성경을 단편적으로 읽으며, 자신의 욕망을 투사해서 읽는다. 항상 배우나 진리에는 이르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기본적으로 창세기는 한 권의 책이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과 다양한 주제들이 얽혀있지만 하나의 큰 흐름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 창세기 12장부터 창세기 50장까지는 믿음의 조상들이 등장한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그리고 그 이후에 요셉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요셉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읽기 위해서는 창세기 전체적으로 반복되는 일관적인 주제가 무엇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창세기는 3장의 .. 2020. 4. 8.
[서평]케빈 밴후저의 교회를 향한 달콤한 꿈. 2020년 3월 10일, 이 시점에서 코로나 19 사태로 말미암아 많은 교회들은 2주 내지 3주의 기간 동안 대체적으로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습니다. 오전 11시가량 유튜브에 들어가면 전국 각 교회에서 터져 나오는 실시간 예배실황의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예배당’이라는 공식적인 교회 장소에서 모이지 않는 지금, 또한 실시간 영상 혹은 녹화된 영상을 통해 예배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 ‘예배’라 말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진지하게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배는 무엇일까요? 또한 교회는 무엇일까요? 한 걸음 더 나아가 예배와 교회는 각 그리스도인을 어디로 이끌어야 바른 예배이며, 바른 교회라 평가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마주선 현실 앞에서 교회, 예배, 성경, 교리, 제자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다잡는데 .. 2020. 3. 10.
[서평]왈튼과 다시 읽는 창세기 1장, 그리고 기독교. 은 말 그대로 [창세기 1장]을 [고대 근동 우주론]에 비추어서 해석한 작품입니다. 지금껏 고대 근동 문헌을 통해 히브리 성서를 읽어온 방식은 꽤나 다양했습니다. 한 극단으로는 ‘히브리 성서가 고대 근동 문헌의 이데올로기와는 전혀 다른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27)’는 주장도 있었구요. 다른 극단으로는 ‘히브리 성서가 고대 근동의 공통의 유산을 무의식중에 반영한다(28)’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왈튼은 지금까지의 연구를 ‘문학적 관련성(28)’에 대한 연구에 머물고 있다고 정리합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연구는 ‘문학적 관련성’만이 아닌, ‘공통된 인지적 환경’ 아래에서의 연구라며 그의 연구를 시작하려 합니다. 정리하자면 특정 고대 근동 문헌을 히브리 성서를 인용했거나 혹은 히브리 성서가 특정.. 2020. 3. 5.
창조의 갈등흔적을 나타내는 성경구절 내가 바다입니까? 바다의 괴물입니까? 어찌하여 파수꾼을 세워 이 몸을 지키십니까? (욥 7:12) 그의 힘은 바다를 잠잠케 하셨고 그의 슬기는 라합을 쳐부쉈네. (욥 26:12) 하느님은 처음부터 나의 임금님, 땅 위 모든 곳에서 구원을 이루시는 분이옵니다. 당신은 그 크신 힘으로 바다를 가르시고 바다 위에 솟은 괴물들의 머리를 짓부수신 분, 레비아단, 그 머리를 깨뜨리시고 그 고기로 사막의 짐승들을 먹이신 분, (시 74:12-14) 물결 소리 높습니다! 야훼여, 강물 소리 술렁댑니다. 서로 부딪치며 광란합니다. 그러나 높은 데 계신 야훼는 더 세십니다. 몸부림치는 바다 소리보다 세시고 많고 많은 물결 소리보다 더 세십니다. (시 93:3-4) 야훼여, 당신의 팔을 벌떡 일으키십시오. 그 팔에 힘을 내.. 2020. 3. 3.
[강의안]사귐의 기도 본 강의안은 김영봉의 의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들어가는 말 : 기도생활을 위한 점검. 1)우리에게 하나님은 혹시 산타클로스가 아닐까? 성탄절이 되면 아이들은 산타클로스를 기다린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산타클로스로 대변되는 선물을 기다린다. 훗날 산타클로스의 존재가 사라져도 개의치않는다. 선물만 얻을 수 있다면.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라. 당신은 기도 가운데 하나님을 기다리는가? 아니면 기도 가운데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기도의 응답을 기다리는가? 2)기도는 만사를 변화시킬 수 있다? 많은 한국교회에서 내거는 기도와 관련된 구호 중의 하나는 ‘기도는 만사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기도만능주의다. 당신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 2020. 2. 20.
[서평]바울의 삼중신학 오늘과의 대화를 잃어버린 신학. 무엇보다도 ‘읽기’는 과거, 그리고 현재와의 대화이다. 현재의 문제, 고민, 씨름 등을 과거로부터 찾으려는 노력이 읽기이며, 이 과거가 성경이거나 혹은 특정한 선배 신학자들의 고전일 경우 이런 유의 읽기를 ‘신학’이라고 부른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교회의 많은 문제적 상황, 위기적 현실은 바로 ‘읽기’의 부재이며, 더 나아가서는 ‘신학’의 부재이다. 실제 이러한 ‘신학’이 부재했던 현실이 우리 교회 역사상 존재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0여 년 전의 이야기다. 당시의 부패한 읽기, 부패한 신학에 대항하여 마르틴 루터라는 사제는 바울의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우리의 문제, 고민, 씨름을 갖고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 결과로 ‘개신교’라 불리는 당대의.. 2020. 2. 20.